‘핑크 곰’

랏소 인형을 샀다. 여행이 끝나기 2일 전 이었다. 이 핑크 곰을 살때만 해도 여행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디즈니랜드를 갔다오고 정말 마지막 날 그제서야 여행이 끝난다는 것이 하루종일 실감이 났다. 레전드로 슬펐다. 에펠탑의 야경을 보고 뒤도는 순간의 감정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끝인 것 같아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 봤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고 더 이상 파리의 야경이 보이지 않던 순간 이미 내 여행은 끝이 났다. 15일간 즐거웠던 꿈을 꾼 기분이었다. 

영국은 최고로 실감이 안났던 나라였다. 타워브릿지, 빅벤이 내 눈앞에 있어도 믿기지 않았고 떨리지 않았다. 스페인에 가서야 나는 조금 신이 났고 스페인의 해변에선 정말 내가 외국이구나 느꼈다. 한국이랑 다를 거 없는 해변이었지만 그 바닷물이 지중해물이고 여기가 스페인이라는 인식 하나로 그 해변은 내가 여지껏 가 본 해변중에 최고였고 즐거웠다. 이탈리아는 젤라또 하나로 정말 행복했다. 하루의 기분과 체력이 오로지 젤라또로 좌우되는 기분이었다. 이탈리아에 다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마 젤라또 때문인 것 같다. 스위스는 정말 말 그대로 스위스 같았다. 호수와 어우러지는 마을과 산은 정말 아름답고 당장이라도 호수에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좋았던 여행지들이지만 당연 가장 좋았던건 파리였는데 가장 즐겁다고 생각되고 좋은 이유는 정말 내가 생각하는 유럽을 느끼고 왔기 때문이라고 생가가한다. 자유시간때 그냥 젤라또 먹고 길거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정말 사소했지만 가장 행복했고 그 기억이 나의 유럽여행을 꿈 같은 일처럼 만들어 주었다. 레전드로 아쉽지만 다음에 또 갈꺼니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