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 같이가치 유럽문화탐방 시즌 14 참가자

고등학교 2학년​ 

 모든 것이 새로웠다. 도장이 찍힌 것도, 새로운 음식도, 상상해온 관광지들도, 부모님 없이 비행기를 타 먼 거리를 이동한 것마저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것들이 새롭고 낯설었다. 19명의 나와 대응해 나갈 사람들과 이름조차 확실히 알지 못하는 두 선생님과 처음 만난 서울마저 가슴이 뛰던 나에게는 아주 기대가 되는 반면에 많은 걱정을 안겨주었다. 급하게 도착하는 바람에 급히 엄마아빠와 인사를 나눈 후 친구들과도 간간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눈에 익혔다. 

 로마, 이탈리아였다. 더웠고 힘들었다. 그 날만큼은 엄마가 외국에 나를 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만큼 이후 일정을 포기하고 싶었을 만큼 부담이고 고생이고 힘든 기억들이다. 솔직히 로마하면 음식도 간 곳도 그 어떤 것보다도 힘들고 어색한 공기에서 흘린 나의 땀방울들만이 생각난다. 밀라노도 그닥의 특별한 기억은 없다. 이 때가지만 해도 긴장하고 힘들고 무지 더웠기에 빨리 집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 

 스위스였다. 이동하던 기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풍경은 절로 입이 벌어지고 비슷한 위치의 사진들을 무진장 찍게 만들었었다. 엄마의 꿈의 나라 스위스만큼은 꼭 엄마와 다시 함께 오고 말 나라였다. 한여름의 눈과 다향한 볼거리들은 이제서야 여행의 서막을 열어주기 시작한 듯 보였다. 모든 내딛은 발걸음들은 상쾌하고 모든 닿는 눈길을 아름다웠다. 

 파리, 프랑스였다. 파리에서 간 모든 곳들은 ’언제쯤 가볼까’ 상상이나 하던 곳들이었기에 나의 작은 호기심과 흥미들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유명하고 누구나 꿈꾸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음은 확실했다. 아프기 시작했다. 

 런던으로 갔다. 비도 오고 지쳤다. 그래서 그런가 서로 상처를 주기를 시작했다. 불편한 숙소도, 형편없이 맛없던 식사들마저 의미없는 감정싸움들의 발단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기는 또 아릅답더라…… 

 마지막 스페인이다. 현재 내가 앉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슬슬 서로에게 적응하고 낯설음에 익숙해진다. 이제서야 집이 그립지 않다. 이제서야 어제마저 후회로 남아 하나라도 더 보고 맛보고 느끼고, 한발이라도 더 걸었었기를 생각한다. 

 이번 여행은 후회와 감사와 즐거움이 서로 비슷하게 공존한다. 처음이라 그랬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은 이들이 처음을 시작하지 못하고 꿈과 미래로 미루는 것들을 예고된 계획없이 밀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이 모든 첫 걸음들에 함께 힘이 되어준 19명과 2분께 감사한다. 힘들고 지쳤지만 달려주고 멈추지 않은 내 두다리와 다양한 맛을 느껴준 입과 많은 것들을 담아준 내 두분에게, 마음잡고 모두를 이끌기 위해 큰 다툼없게, 불평불만들을 참고 새로움을 받아들인 나에게 감사한다.

  다양한 외관을 흔들림없이 멋있게 또 웅장하고 아름답게 보여주던 많은 풍경에게 감사한다. 처음이라 신기했고 어색했고 두렵기도 흥미롭기도 했다. 

좋은 첫 걸음이 되었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